태영호 "북미회담서 핵군축 가능성 커"

태영호 "북미회담서 핵군축 가능성 커"

'진정한 핵 폐기' 기초한 합의 나오는 건 절대 불가능?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 공사는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신관 제2세미나실에서 '미북정상회담과 남북관계 전망'을 주제로 자유한국당 심재철 의원 등이 주관한 강연에서 "(북미 정상은) CVID(complete, verifiable, irreversible dismantling·완전한 비핵화)가 아닌 'SVID'(sufficient, verifiable, irreversible dismantling·충분한 비핵화), 즉 핵 위협을 감소시키는 핵 군축으로 갈 가능성이 대단히 크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즉 '비핵국가'라는 종이로 핵보유국인 북한을 그럴듯하게 포장한다는 뜻이다.

그는 북한이 요구하는 '체제 안전 보장'이란 결국 김일성 가문의 세습통치가 영구히 이어지는 것이라며 "핵 폐기 과정이 북한의 절대권력 구조를 허무는 과정으로 이어지는 것을 그들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국제사회의 강제 사찰이나 무작위 접근 역시 북한이 붕괴한 뒤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한다.

이유인 즉슨 북한에는 대규모의 정치범 수용소가 곳곳에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등 특수한 구조임을 고려하면 체제 보장에 위협이 될 수 있는 전문가 사찰 등 완전한 비핵화 검증 절차는 제대로 이루어질 수 없다는 것이다.

태 전 공사는 그러므로 완전한 북핵폐기란 허상에 불과하다고 규정, 북핵을 완전히 없애려면 국가적 경제 제재 혹은 군사적 옵션 밖에 없는데 지금 '핵 있는 평화', 핵 있는 북한과 공존하는 방향으로 점점 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북한의 개혁개방 가능성은 "베트남이나 중국식 개혁개방이 아닌 개성식 경제개혁, 즉 '단절 모델'로 간다고 본다"면서 "지금은 북한에 투자할 사람이 없으니 일단 선(先) 관광-후(後) 경제특구 식으로 가려고 하는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