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무슬림 입국금지 손 들어준 미국 연방대법원

트럼프 무슬림 입국금지 손 들어준 미국 연방대법원

대법관 이념 성향 따라 보수 5명 vs 반대 4명으로 판단 갈려

미국 연방 대법원은 26일 트럼프 정부가 지난해 9월 발표한 이슬람 5개국 등 일부 국가에서 미국 입국을 규제하는 조치를 지지하는 판결을 내렸다. 하와이 주 등이 "무슬림을 대상으로 한 종교 차별에 해당해 위헌"이라고 제소했지만, 트럼프 정권 측은 테러 대책 등의 일환으로 정당성을 주장했다. 트럼프가 대선에서 주장해 온 이민 엄격화를 대법원이 지지한 것으로, 트럼프 정권 운영에 순풍이 될 가능성도 있다.

대법관 9명 중 보수 5명이 지지. 대법원은 판결 이유로 대통령은 입국을 제한할 상당한 권한을 가지고 있음을 꼽았다. 판결에 대해 뉴욕타임스는 "오랜 논란에 종지부를 찍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방대법원 판결 직후 트위터 계정에 "대법원이 트럼프의 입국 금지(행정명령)를 인정했다. 와우(Wow)!"라고 환영하는 글을 올리고 성명을 내서 "대법원이 미국의 국가 안보를 수호할 대통령의 분명한 권한을 인정했다. 미국 국민과 헌법의 대단한 승리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연방 대법관의 이념적 성향에 따라 찬반이 확연히 갈렸다. 보수 성향 5명이 다수 의견으로 트럼프의 손을 들어주고 진보 성향 4명이 위헌이라고 판단했다.

대법원이 지지한 대통령령에 근거한 입국 규제 조치 중 3번째 개정판는 이란과 리비아 등 이슬람 5개국과 북한, 베네수엘라의 입국을 규제하는 것. 하와이 주와 인권단체가 제소해서 여러 하급심이 금지 명령을 내렸다. 대법원은 지난해 12월 하급심 명령을 무효로 하고 최종 결정이 내려질 때까지 규제 조치의 집행이 유효하다고 판단했다.

트럼프는 대통령 취임 직후인 2017년 1월 이라크를 포함한 이슬람 권 7개국의 입국을 금지하는 대통령령을 냈지만 반대파에서 "차별"이라고 강하게 비판, 공항 등의 입국 관리에 일시적 혼란을 초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