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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해외

피살된 러시아 기자 아르카디 바브첸코 생존

피살된 러시아 기자 아르카디 바브첸코 생존



위 사진의 중앙이 바브첸코. 왼쪽은 우크라이나 대통령이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바브첸코와 그의 가족들에게 보호를 제공할 것을 약속했다.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정권에 비판적이었던 언론인 아르카디 바브첸코(Arkady Babchenko)가 암살됐다는 뉴스가 전해졌다. 그는 2016년 12월 자신의 페이스북에 러시아를 ‘침략자’로 묘사한 이후 살해 위협에 시달렸고, 2017년 2월 러시아를 떠나야 했다. 그러던 중 본인이 사는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의 아파트 건물 입구에서 괴한이 쏜 총에 등을 맞아 병원으로 후송되던 중 사망했다고 보도되었다.



30일 바실리 그리착 우크라이나 보안국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아르카디 바브첸코의 가족들에게 애도를 표해야겠지만 그러지 않겠다”며 회견장에 바브첸코를 불러냈다. 죽은 줄로만 알았던 바브첸코의 등장에 기자들이 일제히 술렁거리자 그리착 국장은 "바브첸코를 죽이려 한 자들을 잡으려고 그가 죽은 것처럼 꾸몄다"고 해명했다.


우크라이나 보안국은 “바브첸코 살해를 위해 러시아 정보국이 살인을 청부했다. 청부인은 살해 대가로 3만 달러(한화 약 3200만원)를 약속하고 1만5000달러를 선불로 줬다. 청부인은 이날 키예프에서 체포됐는데 그는 우크라이나에서 바브첸코를 포함해 20명을 죽이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아르카디 바브첸코의 죽음이 사실 우크라이나 당국이 살인을 위장한 것이었다고 발표됨에 따라 각계에서 안도와 황당하다는 목소리가 동시에 나오고 있다. 살해가 보도된지 하루도 지나지 않아 열린 기자 회견에서 본인이 등장, 러시아에 의한 자신의 살해 계획 배후 용의자를 잡기 위한 '특수 작전'에 참여했다는 것이 알려지자 러시아 외무성은 바브첸코의 생존 소식을 "좋은 소식"이라고 환영했지만, 살해 위장에 대한 러시아 당국의 신뢰를 손상시킬 목적의 선전이었다고 비난했다. 



바브첸코의 옛 동료인 러시아 언론인 안드레이 솔다토프(Andrei Soldatov)도 이 전략은 "선을 넘었다"고 지적하며 트위터에 "바브첸코는 경찰이 아니라 언론인이다. 우리 일은 신뢰가 바탕이다"라고 썼다.


국제 언론인 단체 '국경없는 기자회(RSF)'는 이 작전을 '불쌍한' 광대놀음이라 표현하고 진실을 날조하는 위험성에 경종을 울렸다. RSF의 크리스토프 들루아르(Christophe Deloire) 사무 총장은 AFP의 취재에 아르카디 바브첸코가 살아있었다는 말을 듣고 안심했지만 "동기가 무엇이었다 해도, 우크라이나 경찰이 진실을 왜곡한 건 한심하고 유감"이라고 말했다.